떠난 집 그 집의 연대기를 쓰려 한다 떠난 집 그 집은
1963년 소읍에서는 관공서 다음 세 번째로 벽돌로 지어
졌으면 1975년 개축되었다 그리고 1987년 도시개발 계
획으로 헐리워지고 지금은 일반 도로화되었다 한다 떠
난 집 그 집과 함께 그곳에서의 나의 삶도 헐리워졌다
나는 떠난 집 그 집을 가끔 이리 불렀던 적도 있다 마당
의 끝이 바다였던 집 내게 있어 떠난 집 그 집은 있되 없
는 집이며 없되 있는 집이다 떠난 집 그 집을 추억하려
한다 떠난 집 그 집에 나는 태를 묻었으므로 떠난 집 그
집에 들어 가려 한다 떠난 그 집이 나를 용서해 주기
만 한다면

* 여림 < 떠난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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