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달린 모든 것들이 
빛을 따라 
거처를 옮긴다 

강가에 
불을 밝히고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니 
새하얀 이불 위에 
물방개가 수북하다 

배갯잇 모퉁이엔 
잠자리 한 마리 

둘꽃들이 
오므렸던 입술을 힘껏 벌려 
빛을 향해 구애를 하는 
아침 

그늘 깊은 사람을 
오래 껴안다 깨어난 이 몸도 
기억은 몸에만 남아 
뼈마디를 돌봐야 일어서지는 
아침 

벌릴 것을 다 벌려 
헐겁게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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