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중증지체, 언어장애인 마흔두 살 라정식씨가 죽었다.
자원봉사자 비장애인 그녀가 병원 영안실로 달려갔다.
조문객이라곤 휠체어를 타고 온 망자의 남녀친구들 여남은 명뿐이다.
이들의 평균 수명은 그 무슨 배려라도 해주는 것인 양 턱없이 짧다.
마침, 같은 처지들끼리 감사의 기도를 끝내고
점심식사중이다.
떠먹여 주는 사람 없으니 밥알이며 반찬, 국물이며 건더기가 온데 흩어지고 쏟아져 아수라장, 난장판이다.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정은씨가 그녀를 보고 한껏 반기며 물었다.
#@%, #@*&!@&#*? (선생님, 저 죽을 때도 와 주실 거죠?)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왈칵, 울음보를 터뜨렸다.
$#&@/,%*&#...... (정식이 오빤 좋겠다, 죽어서.....)

입관돼 누운 정식씨는 뭐랄까, 오랜 세월 그리 심하게 몸을 비특고 구기고 흔들어 이제 비로소 빠져나왔다. 다 왔다, 싶은 모양이다. 이 고요한 얼굴,

일그러뜨리며 발버둥치며 가까스로 지금 막 펼친 안심, 창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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