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강에 갔었다
얼음 언 강은 거북 등처럼
투박하게 갈라져 있었다
골짝을 내려온 안개가 살풋
살풋 밟고 지날 적마다
깨어지는 거북 등 사이로
강물의 비명 소리 들렸다
강은 거북처럼 느릿느릿 흘렀다
물결이 첨벙첨벙 기슭으로 걸어왔다
물결의 이마는 주름살투성이였다
강은 늙었다

밤 강에 담뱃불 한 점 건너가야
할 시간의 징표로 남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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