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은 사람들이 좋다. 죽은 사람들이 괜히 좋아지는 것도 
병이라면 병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사람의 수보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수가 더 많으니 이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찌되었든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나보다 먼저 죽은 사람들과 
모두 함께 다시 태어나고 싶다. 대신 이번엔 내가 먼저 죽고 싶다. 
내가 먼저 죽어서 그들 때문에 슬퍼했던 마음을 되갚아주고 싶다. 

 장례식장에 들어서면서부터 눈물을 참다가 더운 육개장에 
소주를 마시고 진미채에 맥주를 마시고 허정허정 집으로 
들어가는 기분, 그리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서야 터져나오던
눈물을 그들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그렇게 울다가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난 아침, 부은 눈과 
여전히 아픈 마음과 입맛은 없지만 그래도 무엇을 좀 먹어야지 
하면서 입안으로 욱여넣는 밥. 그 따뜻한 밥 한 숟가락을 
그들에게 먹여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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