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는

눈이 없고,

코도 입도

가슴도 없는데

 

돌아서 가는

사람의 등은

먹먹하고

둥그렇고

기웃하다

 

진짜 얼굴은

등에 있는 것 같다

얼굴이

두리번거리고

화들짝 놀라고

붉게 달아오를 때

 

등은,

숨겨주고

눕혀주고

붙잡아

일으켜 세워준다

 

앞이란

언제나 휘둥그런

간판 같은 녀석

힘내어

큰 소리 치다간

풀죽는 녀석

 

입간판 들여놓고

셔터 내리고

울음을 내놓으려 하는 얼굴을,

자꾸

품속을 파고드는

앞을

 

부릉 부릉 부릉

헬멧에 점퍼로

단단히 여민

등이

안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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