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열려다가 
버린 것인지 

눈물을 얼마나 흘린 것인지 
바닥에 
녹슨 열쇠 하나 나뒹군다
부식된 몸이 
한 세상 두 세상 
여러 겹의 세상을 마감하는데 

찰랑거렸던 시절은 어느 골목 어느 시대에 
열쇠구멍처럼 뻥 뚫려 있는가 

구멍 안에서 밖을 보던 사람은 가고 

밖에서 안을 보던 사람은 가고 

열쇠꾸러미를 든 저 손들은 가고 

시간이 젖는다
저 오래된 침묵이 
비 맞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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