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살다 죽었다 

죽었다고
이제 더이상 그 사람 세상에 없다고 
우리는 말한다 

우리가 말하고 있는 사이 

어떤 사람들은

죽은 그 사람 
죽은 것이 아니라고 

그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은
그 사람 죽은 게 아니라고 

그 사람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이 죽었을 때 
그때서야 그 사람 죽는다고 말한다 

늦여름 
번쩍 번개 맞는 나무 곁에서 
젖은 슬픔이 가슴을 관통한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어제의 그들도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이 
따뜻하게 하는 주검 

그 기억 속에서 그 사람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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