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높은데서만 사네요
구두를 벗으며 소연은 무심한데
신발들을 치우는 척
나는 달아오른 얼굴을 숙인다
너는 올 때마다 힐을 신는구나
어쩌면 정말이지
스물 첫 서울살이 약수동 단칸방도, 신당동 재개발 지구
반지하도, 스물 셋 첫 독립 화양동 옥탑방도, 스물다섯 첫 직
장 보문동 원룸도, 서룬 첫 투룸 원서동 빌라도, 막다른 골
목에 돌아앉은 계동 그 작은 집 언덕 위, 신혼집은 명륜
동 8번 마을버스 종점, 전세금 까먹고 옮겨간 정릉동 171번
종점
초본 세 페이지 나의 주소는
모두 종점이거나 山번지여서
애인들 언제나 골목 입구에서 돌려보내고
신발장에 하이힐 없는 이유
이제 깨우친다
우리도 엘리베이터 있는 집에 살자
딸은 내 소매를 끌고
운동 되고 좋잖아
나는 딸의 손을 잡아끈다
종점에 내려서도 가파른 언덕
홈스위트마이
힐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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