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선인장은 저의 몸을 온통 가시로 뒤덮을 생
각을 했을까요.
봄 한 철 분무기로 선인장 머리 위로 무지개를 만들다
가 가시 끝으로 묻어나는
목마름을 갈구하는 선인장의 날카로운 기도 소리를
들었습니다.
선인장이 애처로워 한 며칠 물을 뿌리지 않았습니다.
다시
또
한 봄이 다아 가도록 사람에게선 소식이 없고 사람이
있는 하늘 쪽을 향해
분무기를 뿌리며 무지개를 세우는 장난에도 심드렁해
져 사나흘 황사 끝으로
가물가물 해매다 돌아온 병상에서 온몸 자욱히 가시
가 돋는 통증에 가까스로
올려다 본 선인장 푸른 줄기에는 어느 사이 손톱만한
꽃봉우리 몇 개가
발그스름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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