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내리는 비는 점점 장대비로 변해가고 그 빗속을 뚫고
달리는
버스 차창에 앉아 심란한 표정을 하고 있을 너를 떠올
리면서
조금씩 마음이 짓무르는 듯 했다.
사람에게는,
때로 어떠한 말로도 위안이 되지 못하는 시간들이 있다.
넋을 두고 앉아 하염없이 창밖을 내다본다거나
졸린 듯 눈을 감고 누웠어도 더욱 또렷해지는 의식의
어느 한 부분처럼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너를
보내는 길목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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