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는 항상 그러하지만 너무 허전하다.
 차지도 않고 더웁지도 않음이 무척이나 사람의 마음
을 어지럽게 한다.
 어디로 떠나리라는 내심의 일정도 없이 그저 가방을
챙겨들기도 하고
 할 일도 없이 그냥 거리를 걷다 어느 이름없는 찻집에
서 창을 스미는 한줄의
 빛이 서서히 사라져 버릴 때까지 그렇게 앉아 있다 홀
로 돌아서 오곤 한다.

 그럴 적마다.
 둘 데 없는 시선은 어느 머언 하늘 속 구름을 쫓아 어
디론가 달려가곤
 하지만 숨찬 기억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지금, 어디에서도 비어 있는 나의 자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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