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면서 도마뱀은 먼저 꼬리를 자르지요 
아무렇지도 않게 
몸이 몸을 버리지요 

잘려나간 꼬리는 얼마간 움직이면서 
몸통이 달아날 수 있도록 
포식자의 시선을 유인한다 하네요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외롭다는 말도 아무때나 쓰면 안 되겠어요 

그렇다 해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아요 

어느 때, 어느 곳이나 
꼬리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 있겠지만
꼬리를 잡고 싶은 건 아니겠지요 

와중에도 어딘가 아래쪽에선 

제 외로움을 지킨 이들이 있어 
아침을 만나는 거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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