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소리에 어떤 것이 씻겨내려가길 바라면서
저 소리에 어떤 것이 씻겨내려갈까 염려하면서
새벽잠 속에서 오래 빗소리가
불길한 기별이
한 동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걸 보았다
가능과 불가능이 함께 쓸려나간
매운 연애여
걸었던 길이, 밥집이, 나무가
몰라
영화처럼 소설처럼
난 이제 날 몰라
그리하여 한 동네가
느닷없이 속력이
그 시간 거기 나무가 서 있기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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