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도 체온이 있다면 
온몸에 꽉 채우고 싶은 말이 있다

다 담지 못할 것을 알면서 

어둠은 깊이를 색으로 가지고 있다 
더 깊은 색이 되기 위해

끝없이 끝없이 끝없이 
계속되는 나무 

한없이 한없이 한없이 
돌아가는 피 

궤도를 잃어버린 것 같았는데 

이 집은 너무 작아서 
죽어가는 소리도 다 들린다 

긴 어둠처럼 
얼굴이 흙투성이가 될 때마다 

두꺼운 잠바를 입은 사람들이 
숨을 목 끝까지 채우고 걸어가듯이 

나는 바다를 통째로 머리에  쓰고 
걸어다니는 사람 

수척한 천사를 데리고 *

아슬아슬하게 
대담한 사람으로 있고 싶었다

* 이상, < 흥행물천사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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