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그렇게 해마다 오지만
그들이 웃고 있다 말할 수 있을까
어떤 일로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이 있는데
자꾸 웃으라 했네
거듭, 웃으라 주문을 했네
울고 싶었네
아니라 아니라는데 내 말을 나만 듣고 있었네
뜰의 능수매화가 2년째 체면 유지하듯 겨우 몇 송이 피었다
너도 마지못해 웃은 거니?
간유리 안의 그림자처럼, 누가 심중을 다 보겠는가마는
아무리 그렇다 해도
'미소 친절' 띠를 두른 관공서 직원처럼
뭐 이렇게까지
미소를 꺼내려 하시는지
여긴 아직 내색에 무심하다
그러니 꽃이여, 그저 네 마음으로 오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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