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을 걷는 이 기분
흘릴 수 없는 눈물이
메마른 몸에서 확 쏟아지는 것 같아요
 
낙화를 기대하진 마세요
단단한 철대궁, 꽃대를 잡고
겨우내 눈이 부실 거예요
 
이르거나 너무 늦게 지는 꽃의 숨,
 
조금씩 증발하는 목숨
조금씩 낡아가는 목숨
하루하루 상상 속에서 자라는 꽃대는
담을 훌쩍 넘었어요 그러니 다신,
뿌리를 들추진 마세요
 
꽃인 척 하다니,
쯧쯧, 당신 혀 차는 소리
하지만 나도 질길 만큼 질겨서
모가지를 꺾고 투신하는 것 따윈 하진 않을 거예요
나를 가두고 가두어
침묵의 피부에서 만개하는 생명력으로
더욱 붉어지겠어요
불행을 행복하게 맛보는 눈빛으로 인해
꽃향기가 점점 짙어져요
 
작위적인 꽃
자기적인 꽃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안미옥 < 질의 응답 >  (0) 2022.10.23
* 안미옥 < 톱니 >  (0) 2022.10.23
* 최승자 < 마흔 >  (0) 2022.10.22
* 정선희 < 파란만장 하니? >  (0) 2022.10.22
* 문정희 < 쓸쓸 >  (0) 2022.10.2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