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 내가 
오른쪽엔 네가 나란히 걸으며
비바람 내리치는 길을 
좁은 우산 하나로 버티며 갈 때 
그 길 끝에서 
내 왼쪽 어깨보다 덜 젖은 네 어깨를 보며 
다행이라 여길 수 있다면
길이 좀 멀었어도 좋았을 걸 하면서 
내 왼쪽 어깨가 더 젖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 
젖지 않은 내 가슴 저 안쪽은 오히려 햇살이 짱짱하여 
그래서 더 미안하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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