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노라고 그땐
또 어쩔 수 없었노라고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를 너를 찾아
고백하고도 싶었다

 - 그것은 너나 나의 가슴에 못을 뽑아버리고자 하
 는 일

그러나 타이어에 박힌 못을 함부로
잡아 뽑아버리고서 알았다
빼는 그 순간 피식피식 바람이 새어 나가
차는 주저앉고 만다

사는 일이 더러 그렇다
가슴팍에 대못 몇 개 박아둔 채
정비소로 가든지 폐차장으로 가든지
갈 데까지는 가는 것

갈 때까지는 가야 하는 것
치유를 꿈꾸지 않는 것
꿈꾼대도 결국 치유되지 않을 것이므로
대못이 살이 되도록 대못을 끌어안는 것

때론 대못이
대못 같은 것이
생이 새어 나가지 않게 그러쥐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복효근 < 사랑한 적 없다 >  (0) 2022.09.21
* 손미 시집 < 양파의 공동체 >  (0) 2022.09.21
* 함민복 < 가 을 >  (0) 2022.09.21
* 이향 < 라일락 꽃잎 술렁이는 >  (0) 2022.09.21
* 이성미 < 칠 일이 지나고 오늘 >  (0) 2022.09.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