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위로 
이맘때쯤 배 한 척 지나가는 일은
숨겨두었던
푸른 눈물에 상처를 내는 일이다


거품처럼 요란한 그 길에서 
기억은 포말처럼 날뛰고 뒤집어지는데,
그 위를
물그림자가 가고 있다 


눈물 속에서 뿜은 용암 덩어리가 스러지면


모든 길은 떠나거나 흐르거나 
칼날 지나간 자국마다 
그것을 견딘 힘을 본다 


어느새 지워지는 흉터의 길들처럼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그 길의 
한순간이 잘 아물어 있다 


낯선 세계에서 잠시 다녀온 듯 
낮잠에서 깨어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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