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밑에 버려진 캔맥주
깡통, 비 오는 날이면
밤새 목탁 소리로 
울었다. 비워지고 버려져서 그렇게 
맑게 울고 있다니. 
버려진 감자 한 알 
감나무 아래에서 반쯤 
썩어 곰팡이가 피우다가 
흙의 내부에 쓸쓸한 마음 전하더니 
어느날, 그 자리에서 흰 꽃을 피웠다. 

그렇게 버려진 것들의 
쓸쓸함이 
한 세상을 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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