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봄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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