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이면지를 부적처럼 가지고 있다 
 기역 니은 디귿 리을 처럼 슬픈 이면지들 
 색깔이 없는 얼굴, 색깔이 없는 생각, 
 색깔이 없는 슬픔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
 기역 니은 디귿 리을 처럼 흘린 시간들 
 반쯤은 치기로 그 시간의 칼날을 휘둘러 동반자살을 꿈
꾸며 
 자음만으로는 도저히 슬퍼할 수 없다고 생각 했던 건 당신이 
었나
 모든 슬픔들은 모음을 필요로 한다고 했던 것도 당신이 
었나 
기역 니은 디귿 리을
기역 니은 디귿 리을 
색깔이 없는 기억, 색깔이 없는 기록, 
색깔이 없는 삽화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 
결국 반쯤은 사기였던 우리들의 연애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경주 시집 <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  (0) 2022.09.06
* 최영미 < 사는 이유 >  (0) 2022.09.01
* 최영미 < 혼자라는 건 >  (0) 2022.09.01
* 정현종 < 방문객 >  (0) 2022.09.01
* 하재연 < 나만의 인생 >  (0) 2022.09.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