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김선우 < 북궁에 기대어 > - 노을은 이제 저물 준비 끝내었으니
환상의 빛
2022. 12. 11. 07:09
나보다 그대가 먼저였는지 내가 먼저였는지
사랑은 마음에서 탑을 살짝들어내고
가만히 비워지는 일이었지요
그러지 않고서야 사랑이 뿌릴 말을 어디서 얻겠어요
개천 어귀까지 종소리가 맑은 말로 돌아나갈 때
가만히 기대어 본 세상은 진흙밭처럼 더웠습니다
바라는 것이 그대가아니었다면
밑 모를 이 사바에
사랑이란 말 놓아주지 않았을 테지요
내안에 그대가 비워져 북궁이 빌 때가 오면
사랑이 왔던방향에서 살짝 들어온 비로자나,
노을 속 가득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