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하재연 < 몽고반점 >
환상의 빛
2022. 10. 21. 11:28
어리고 약한 것들이
조금씩 퍼져나가 말도 없이
우글우글하다
아무라도
나를 발견해주기를 바라면서
기도를 했던 적이 있다
이 이상한 자국은 어디서 온 것일까
엷어지고 엷어지고
나는 우주 건너편에서 빛나는 항성의
새로운 생명체가 된 것만 같다
우리는 우리가
태어나기 전의 나라에서
주민이었던 적도 있을까
밤이 너무 까매서 잠들지 않으려고
응애응애
우는 애기처럼
울어도 울어도
사라지지 않는 게 있다는 듯
흰 눈이 내린다
따뜻한 손에 닿아
녹아
없어지려고
자꾸 자꾸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