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이규리 < 풍경 >
환상의 빛
2022. 10. 8. 20:16
다섯 시간을 달려와 20분 동안 감상하라니
이 풍경들을 다 어쩌냐 어쩌냐.
연신 셔터를 누르지만
풍경을 어떻게 가져간단 말인가
누가 아무리 우겨도 같은 풍경은 없고
이미 풍경은 너무 많으니
우리 풍경으로 남지 않기를
또 옮기나보다
내가 머물지 않았는데 나에게 무엇이 머물겠는지
다섯 시간을 건너와 20분을 만나거나, 전생을 건너와 파
란을 맞는대로
우리가 만나는 건 순간일 뿐
오래지 않아서
가져갈 수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스쳐가고 오는 동안
처음이고 나중인 풍경
너,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