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희덕 시집 <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 시인의 말

환상의 빛 2022. 10. 6. 09:08

한 손은 사랑에게, 다른 한 손은 죽음에게 건네려 한다.
 
아니다. 

사랑과 죽음을 어찌 한 손으로 감당할 수 있으랴. 

누추한 두 손을 모을 수밖에 없다.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여린 손등은 죽음 앞에, 거친 손바닥은 사랑 앞에. 


2014년 1월 

나희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