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행숙 < 다정함의 세계 >

환상의 빛 2022. 9. 24. 11:40

이곳에서 발이 녹는다 
무릎이 없어지고, 나는 이곳에서 영원히 일어나고 싶지 않다 

괜찮아요, 작은 목소리는 더 작은 목소리가 되어 
우리는 함께 희미해진다 

고마워요, 그 둥근 입술과 함께 
작별인사를 위해 무늬를 만들었던 몇 가지의 손짓과 
안녕, 하고 말하는 순간부터 투명해지는 한쪽 귀와 

수평선처럼 누워 있는 세계에서 
검은 돌고래가 솟구쳐오를 때 

무릎이 반짝일 때 
우리는 양팔을 벌리고 한없이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