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민복 < 쓸쓸한 거울 >

환상의 빛 2022. 9. 21. 06:16

거울 속에서 일생을 사는 
이발사의 바쁜 손놀림 

거울을 벗고 
세월을 닦아내는 사람들

구석에 쭈그려 앉아 
깊은 눈 가득 괸 겁을 퍼 샤워하는 파키스탄 사내 

중동 갔다 온 사촌형은 잃은 계절만큼 빨리 늙고 
계절을 얻은 저 사내 또한 쉽게 늙어가리라 

거울아 
국제적인 쓸쓸함을 내 앞에 던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