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지숙 <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

환상의 빛 2022. 8. 27. 10:34

비가 온다. 
네게 말할 게 생겨서 기뻐. 
비가 온다구!

나는 비가 되었어요. 
나는 빗방울이 되었어요. 
난 날개 달린 빗방울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 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 거야. 
너를 흠뻑 적실 거야. 
유리창을 열어둬. 
비가 온다구!

비가 온다구!
나의 소중한 이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