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허수경 < 눈오는 밤 > - 진이정을 추억하다
환상의 빛
2022. 8. 27. 10:32
오래전에 죽은 젊은 시인 돌아온다
기침소리
살아 있을 때 기침 한번 하지 않았던
젊은 시인
저 빛 같은 어둠의 눈송이 사이에
맹렬하게 지나가는 바람의 귀
추운데 외투라도 입고 있나, 싶은데
마치 그가 갈 때처럼 추우면 어쩌나, 싶은데
저러다 저 눈 비 되어 진탕 되나, 싶은데
저러다 저 비, 진눈깨비 화살 되면 어쩌나, 싶은데
눈빛 아래 혼자 돋아나는 발자국
발자국 속에 먼 늑대 우우거리는 소리는 고여들고
돌아오는 젊은 시인을
기다리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