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지숙 < 첫눈 >

환상의 빛 2022. 8. 27. 10:28

자고 나니 모든 게 달라졌다 

눈이 왔다 어제의 세상이 아니었다 

정말 몰랐다 

어제 오후 하늘이 약간 기울고 

비란 바람이 조금 다르게 불었으나 

눈이 올 줄은 몰랐다 

나는 아직 떠날 준비가 안됐고 

아는 아직 순결하지 못한 신부 

그만 이불을 둘러쓰고 누워버렸다 

종일 두 손 놓고 지치도록 울었다 

이렇게 속수무책 

첫눈이 올 줄 

-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