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림시인
* < 숨찬 기억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
환상의 빛
2022. 4. 20. 10:53
환절기는 항상 그러하지만 너무 허전하다.
차지도 않고 더웁지도 않음이 무척이나 사람의 마음
을 어지럽게 한다.
어디로 떠나리라는 내심의 일정도 없이 그저 가방을
챙겨들기도 하고
할 일도 없이 그냥 거리를 걷다 어느 이름없는 찻집에
서 창을 스미는 한줄의
빛이 서서히 사라져 버릴 때까지 그렇게 앉아 있다 홀
로 돌아서 오곤 한다.
그럴 적마다.
둘 데 없는 시선은 어느 머언 하늘 속 구름을 쫓아 어
디론가 달려가곤
하지만 숨찬 기억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지금, 어디에서도 비어 있는 나의 자리일 뿐